안녕하세요.

MBC 사과나무 장학생 장수영입니다.
어디로 메일을 드려야 할지 몰라 홈페이지에 글을 남깁니다.
진작에 연락을 드렸어야 했는데 이제서야 연락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추석은 잘 보내셨는지요
저는 중국에 잘 도착했습니다.
추석 전에는 꼭 메일을 드리려고 했는데, 이런 저런 사정으로 메일이 늦었습니다.
여기는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연결이 됐다가 끊어지는 경우도 많고, 속도가 매우 느립니다.
이곳의 날씨는 아직도 여름입니다. 덥고 습하지만, 공기가 아주 좋습니다.
저는 자전거를 사서 타고 다니는데 바람이 많이 부는 편이라 속도가 나지는 않습니다.
자전거를 사서 처음 타고 다녔을 때는 햇볕이 뜨거워서 피부가 빨갛게 익고 따가웠는데
이제는 피부가 현지인처럼 까맣게 타서 따갑지도 않습니다.
저는 이곳에 온 뒤 하루하루를 아주 정신 없이 보내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16시간 수업을 하는데, 한 반에 90명이 한꺼번에 수업을 들을 때도 있습니다.
이곳 학생들은 대학생이라고 하지만 고등학생 같습니다.
책을 읽으라고 하면 다같이 입을 모아 큰소리로 낭독해서,
상록수에 나오는 어학당 학생들 같습니다.
외국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녹록하지는 않지만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제가 얼마나 많은 사람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살았는지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힘든 순간마다 선생님께 들었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그 말씀이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께서 매실을 보시던 그 따뜻한 눈길로, 저도 학생들을 보고자 합니다.
혼자 사는 것도 이제 슬슬 적응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따뜻한 국에 밥을 말아서 김치와 같이 먹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는 하지만,
이곳 음식도 잘 먹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추석이라고 이것저것 나왔습니다. 이곳은 그런 인심이 매우 후하다고 합니다.
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카드와 유자 두 박스, 월병을 받았습니다.
혼자 저걸 어떻게 다 먹나 싶습니다.
이곳 생활이 안정되면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그때까지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장수영 올림.